전북 진안은 해발 400m 이상의 고지대가 대부분인 고원 지역으로, 맑은 공기와 수려한 산세, 깊은 계곡이 어우러진 자연 여행지입니다. 특히 여름철엔 시원한 계곡 드라이브, 가을엔 단풍과 함께하는 트레킹, 그리고 사계절 내내 감성적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고원길이 조화를 이루며, 누구에게나 잊지 못할 힐링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진안의 자연을 주제로 한 3가지 대표 여행 코스를 소개합니다.
운일암반일암 계곡 따라 드라이브 한 판
‘운일암반일암’은 진안에서 가장 대표적인 여름철 피서지이자, 전국적으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이 계곡은 약 30km에 걸쳐 기암괴석과 맑은 물줄기가 어우러져 있으며, 도로는 계곡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져 있어 운전 중에도 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운일암'은 구름이 비치는 바위, '반일암'은 해가 반사되는 바위라는 뜻에서 비롯된 이름으로, 그만큼 빛과 물, 바위가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압권입니다. 여름철에는 수풀과 계곡이 만들어내는 짙은 녹음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며, 차 창을 열고 느긋하게 흐르는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면 도심에서 받았던 스트레스가 말끔히 사라집니다. 중간중간 차량을 세울 수 있는 작은 쉼터나 주차 구역이 마련돼 있어, 피크닉이나 계곡 발담그기도 가능하며,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추천 구간은 ‘마령면 → 부귀면’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왕복 1시간 내외로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도로 폭이 좁은 구간도 있으나, 대부분은 안전하게 정비되어 있어 운전 초보자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인근에는 펜션, 민박, 지역 식당도 운영되고 있어 드라이브와 함께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코스로도 적합한 여행지입니다.
구봉산 트레킹으로 만나는 절경의 향연
운일암반일암에서 남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구봉산은 진안의 산세를 대표하는 명산입니다.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섰다’는 뜻을 가진 이 산은, 이름 그대로 각기 다른 표정의 암봉이 연속되어 시각적인 재미가 뛰어난 트레킹 코스입니다. 특히 정상 부근에서는 진안 일대의 고원지형과 산 능선이 한눈에 내려다보여 사계절 모두 트레킹족들의 사랑을 받는 산입니다. 등산 코스는 초중급자에게 적합한 난이도로, 진안읍 구봉산 주차장에서 출발해 1봉부터 9봉까지 이어지는 루트가 대표적입니다. 왕복 약 3~4시간 정도 소요되며, 각 봉우리 사이의 간격이 적당히 배분되어 있어 오르내림이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주요 지점마다 포토존이 설치돼 있어, 트레킹 중 멋진 배경과 함께 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습니다. 봄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봉우리를 물들이고, 여름엔 울창한 숲 그늘이 시원함을 제공하며, 가을엔 붉은 단풍이 절정을 이룹니다. 겨울에는 설산 트레킹 코스로도 인기가 있으며, 아이젠과 스틱만 잘 준비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설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구봉산은 인위적인 시설 없이 자연 그 자체를 잘 보존하고 있어, 진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걷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트레킹 후에는 인근 진안읍 내 전통시장이나 식당가에서 진안 대표 음식인 홍삼백숙, 더덕구이, 산채비빔밥 등 건강한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여정의 만족도를 더욱 높여줍니다.
진안 고원길 따라 감성 사진여행
진안 고원길은 전북 진안군 전역에 걸쳐 연결된 도보·자전거길로, 해발 400~500m 고원지대를 따라 조성된 감성 트레일입니다. 단순한 둘레길이 아니라, 진안의 마을과 산, 들판, 계곡, 숲이 어우러진 천천히 걷는 여행 코스이며, 각 구간마다 자연 풍경과 이야기가 담겨 있어 걷는 내내 감동과 여유를 줍니다. 고원길은 총 9개 코스로 나뉘며, 대표 코스로는 ‘마이산 고원길’, ‘부귀산 고원길’, ‘운일암 고원길’ 등이 있습니다. 초보자는 마이산 고원길 구간을 추천하는데, 이곳은 평탄한 오솔길과 마이산 배경의 초록 들판이 어우러져 가장 감성적인 사진 명소로 꼽힙니다. 벤치와 쉼터, 안내 표지판이 잘 정비돼 있어 휴식과 사진 촬영 모두 만족스럽습니다. 걷는 여행뿐 아니라 자전거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이 길은 계절마다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줍니다. 봄에는 야생화가 지천이고, 여름엔 청량한 숲길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며, 가을은 물론 겨울철의 설경 또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이 길 위에서는 인위적인 관광시설보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중심이 되기에, ‘비우고 걷는’ 여행의 매력을 온전히 체감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나 스마트폰을 들고 고원길 곳곳을 걷다 보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자연과 인간, 계절과 감성이 어우러지는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느낌 있는 여행지’로 점점 더 알려지고 있으며, 나만의 감성 사진을 남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꼭 한 번 걸어보길 추천합니다.
진안은 번화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그만큼 깊은 자연과 고요한 감성을 품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운일암반일암의 청량한 드라이브, 구봉산의 웅장한 자연 속 트레킹, 그리고 고원길 위에서의 사색과 사진 여행 — 이 세 가지 코스는 진안의 진짜 얼굴을 보여주는 고품질 여행 동선입니다.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느리게 걷고 자연을 마주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진안이 정답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