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은 '대한민국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용하고 정갈한 분위기의 전통과 로컬 감성을 품은 여행지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청송의 대표 고택인 송소고택에서 한옥의 멋을 느끼고, 청송정원에서 감각적인 포토존과 풍경을 담고, 진보시장 골목에서 따뜻한 먹거리를 즐기는 하루 코스를 통해 청송만의 정적인 매력을 깊이 있게 체험해봅니다.
청송송소고택 한옥 산책, 100년 세월을 걸으며 조선의 멋을 만나다
청송군 파천면 송소리에 위치한 **송소고택**은 조선 후기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상류 주택 건축물로, 무려 9대에 걸쳐 이어져 온 명문 가문의 고택입니다. 1880년대에 건립된 이 고택은 지금도 주인이 거주하며 관리되고 있어, 고택의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곳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송소'는 ‘소나무 아래에 있는 집’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고택 주변은 소나무와 담쟁이덩굴이 둘러싸고 있어 운치를 더합니다. 고택은 사랑채, 안채, 별당채, 사당 등 총 99칸 규모의 전통 한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건물은 전통적인 배치 방식을 따라 정갈하게 놓여 있습니다. 특히 사랑채에서는 툇마루에 앉아 너른 마당과 소박한 정원을 감상할 수 있으며, 대청마루를 통해 들리는 바람 소리는 한적한 분위기를 극대화합니다. 고택의 곳곳에는 오래된 장독대, 백자 항아리, 조선시대 목가구 등도 전시돼 있어 옛 선비 가문의 삶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고택은 예약제로 내부 관람 및 숙박이 가능하며, 가이드 투어나 전통문화 체험도 운영되어 보다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합니다. 촬영지로도 많이 활용되어 드라마나 다큐멘터리에서 본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조선의 숨결을 따라 걷는 특별한 여행이 될 것입니다.
청송정원 감성 포토존 탐방, 자연 속에서 여유를 담다
송소고택에서 차량으로 약 10분 거리에는 최근 감성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는 **청송정원**이 있습니다. 과거 농업기술센터 부지를 리모델링하여 조성한 이 정원은 사계절 꽃이 피고, 크고 작은 테마정원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 커플, 사진 작가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청송정원은 약 6만 평 규모로, 봄에는 튤립과 유채, 여름엔 수국과 연꽃, 가을엔 코스모스와 핑크뮬리가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특히 핑크뮬리 밭은 SNS에서 유명세를 타며 '청송의 감성 포토존'으로 알려졌습니다. 입구부터 이어지는 산책로는 정갈하게 정비되어 있으며, 수목터널과 꽃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곳곳에는 나무 벤치와 쉼터, 돌담길, 작은 연못 등이 있어 사진 찍기 좋은 요소가 가득합니다.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파는 카페도 입점해 있으며, 주말에는 플리마켓이나 야외 클래식 공연이 열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청송정원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조경미를 살렸기 때문에, 꽃과 나무, 햇살이 어우러지는 정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감성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입니다. 정원 중심부에는 전망대가 있어 청송읍과 병풍처럼 펼쳐진 산맥들을 조망할 수 있으며, 황혼 무렵이면 정원의 그림자와 노을빛이 섞여 또 하나의 절경을 만들어냅니다. 조용하면서도 감각적인 여행지를 찾는다면, 청송정원은 청송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진보시장 로컬 먹거리 투어, 청송의 맛을 만나는 시간
여정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청송군 진보면에 위치한 **진보시장**에 들러 로컬 먹거리를 즐겨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시장은 청송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상점들과 소박한 먹거리로 지역민들의 삶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공간입니다. 시장 골목으로 들어서면 먼저 진한 육수 향이 나는 칼국수집과 전통 순대국밥집, 철판 떡볶이와 가래떡 구이 등이 방문객을 반깁니다. 특히 청송 사과를 활용한 사과 전, 사과튀김 등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 먹거리로 눈길을 끕니다. 일부 상점에서는 직접 재배한 고춧가루, 참기름, 청국장 등을 판매하며, 믿을 수 있는 품질 덕분에 일부 여행자들은 장바구니를 가득 채워 귀가하곤 합니다. 진보시장은 5일장(2일, 7일)에 더욱 활기를 띠며, 이때는 지역 농민들이 직접 가져온 신선한 채소, 버섯, 과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진짜 청송의 '생활'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시장 중심에는 작지만 따뜻한 커피숍도 있어, 로컬 분위기를 느끼며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정형화된 관광지와는 다르게 진보시장은 사람 냄새, 이야기, 손맛이 살아 있는 공간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정겹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청송의 참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청송은 화려한 액티비티나 인위적인 관광지보다, 천천히 걷고 오래 바라볼수록 깊이가 느껴지는 여행지입니다. 송소고택의 고요한 한옥, 청송정원의 감성 정취, 진보시장의 따뜻한 손맛까지 — 청송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경험할수록 더욱 매력적인 곳입니다. 하루 일정으로도 충분히 채워지는 이 조용한 여행은, 일상에 지친 마음에 잔잔한 쉼을 선물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