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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회연서원 한옥 탐방, 성산동 고분군 산책, 성주읍성 야경 감상

by goodbye3512 2025. 7. 27.

경북 성주는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역사를 품고 있는 지역입니다.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사색과 여유가 어울리는 여행지를 찾는 이들에게 성주는 최적의 장소가 되어줍니다. 특히 회연서원, 성산동 고분군, 성주읍성을 잇는 코스는 조용한 한옥과 고대 유적, 야경이 아름다운 성곽까지 하루에 천천히 둘러볼 수 있는 감성적인 루트를 제공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 세 곳을 중심으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걷는 듯한 고요한 하루를 만나봅니다.

회연서원 한옥 탐방, 선비의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공간

회연서원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에 위치한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서원으로, 퇴계 이황의 제자였던 학자 김굉필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1659년에 건립되었습니다. ‘회연’이라는 이름은 ‘사람을 만나고 도를 나눈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학문과 덕행을 중시하던 선비정신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서원은 가야산 자락 아래 평탄한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소박하지만 균형 잡힌 전통 한옥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솟을대문을 지나면 사랑채, 강당, 제향 공간이 차례로 나타나며, 고풍스러운 기와지붕과 정제된 마당의 구성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인상을 줍니다. 나무로 된 문살, 담장 너머로 비치는 산세, 자잘한 돌담길까지 모두가 정갈하게 정비돼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회연서원은 번화한 도심과 떨어진 조용한 위치에 있어, 복잡함에서 벗어나 사색과 고요함을 즐기기에 최적입니다. 문화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서원의 역사적 배경과 유교 철학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깊이 있는 관람이 가능합니다. 특히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한국의 서원 중 하나로, 그 문화적 가치가 높습니다. 서원을 둘러본 후에는 인근의 작은 정자나 전망 쉼터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가야산 자락의 풍경을 감상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회연서원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시대를 초월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성산동 고분군 산책, 고대 가야의 흔적을 따라 걷다

회연서원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위치한 **성산동 고분군**은 성주의 대표적인 가야 유적지로, 5세기경 가야 세력의 존재를 입증하는 중요한 사적입니다. 이곳은 성산산성 아래 완만한 구릉지에 조성된 약 100여 기의 대형 고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규모와 정비 상태 덕분에 고대의 시간을 직접 마주하는 듯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고분군에는 둥글고 큰 봉분들이 산책로를 따라 펼쳐져 있으며, 일부는 복원된 상태로, 일부는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잘 정비된 데크길과 안내 표지판, 쉼터가 마련돼 있어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편안하게 둘러볼 수 있습니다. 고분 사이를 걷다 보면 고대 사람들의 장례 문화, 사회 구조, 삶의 방식에 대해 자연스레 상상하게 됩니다. 산책 코스는 약 1.5km 정도로, 평탄한 길이 이어지며 가족 단위나 연세 있는 방문객에게도 부담이 없습니다.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져 봄에는 야생화가, 가을에는 억새가 어우러져 사진 명소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고분군을 산책하는 동안 들리는 바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그리고 조용히 걸어가는 발걸음의 소리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감성을 제공합니다. 고분군 입구에는 작지만 알찬 역사 전시관도 운영되고 있어, 가야문화에 대해 기본적인 정보를 접한 뒤 현장을 둘러보는 것도 좋은 순서입니다. 성산동 고분군은 그 자체로 ‘박물관이 된 자연’이며, 성주가 가진 깊은 역사성과 고요한 미학을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성주읍성 야경 감상, 조용한 밤의 빛이 머무는 성곽

하루의 마지막은 성주의 중심지에 위치한 성주읍성에서 마무리합니다. 성주읍성은 조선시대 축조된 지방 행정 중심의 성곽으로, 대부분은 소실되었지만 일부 구간은 복원되어 지역의 문화재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특히 밤에는 조명이 켜지며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야경 명소로 재탄생했습니다. 복원된 성벽 구간은 성주군청 주변을 중심으로 약 300m 남짓 이어져 있으며, 돌담과 성문, 누각이 아늑한 조명을 받아 은은하게 빛납니다. 도시의 불빛과는 다른 따뜻한 조명 아래,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천천히 걷는 이 길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읍성 주변에는 작은 카페, 전통 찻집, 로컬 음식점 등이 조밀하게 모여 있어 성주만의 정취를 더해줍니다. 전통 한옥을 개조한 카페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며 성벽을 바라보는 시간은, 여행자에게 깊은 여운을 남겨줍니다. 특히 저녁에는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어, 여행자도 지역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매년 가을에는 ‘성주역사문화축제’가 열리며 읍성 일대가 전통 퍼레이드, 풍물놀이, 야시장 등으로 활기를 띠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장소지만, 축제 기간에는 지역의 생생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 타이밍이 맞는다면 더욱 풍성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성주읍성은 화려하진 않지만 깊이 있는 야경 명소로, 여행의 끝을 감성적으로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공간입니다.

 

조선시대 축조된 지방 행정 중심 성곽

 

경북 성주는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는 내면의 깊이와 조용한 매력을 지닌 도시입니다. 회연서원의 정갈한 한옥에서 시작해, 성산동 고분군의 역사 속을 걷고, 성주읍성에서 은은한 야경을 감상하는 이 하루 코스는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여행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번잡한 도심을 떠나 조용한 사색과 여유를 느끼고 싶다면, 성주가 그 해답이 되어줄 것입니다.